옛날 옛적에 잠이 많은 며느리가 있었다.
어느 날, 시아버지께서 며느리를 불러놓고 하시는 말씀…
“애야! 내일은 내가 한양에 다녀와야 하니 내일은 늦잠 자지 말고 일찍 일어나 조반 좀 짓거라.”
하며 당부의 말씀을 하자 며느리 대답은
“예~ 알겠습니다. 아버님.”
해놓고 걱정이 태산 같아 날밤을 새기로 마음을 먹고 날만 새기를 기다렸다.
시간이 한참 흘러 새벽닭이 울었다.
“꼬끼오~ 꼬끼오~”
그러자 며느리
“오~라! 날이 샜구나.”
하며 조반을 지으려 쌀을 가지러 갔다.
쌀 항아리가 안방에 있는지라 안방문을 조심스럽게 열라고 하는 찰나!
안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다름아닌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뚜거운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그리하여 며느리 쌀을 가지러 들어가지도 못하고 사랑만 끝나기를 기다리는데…
허~ 허~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힘이 없는 노인들이 되다보니 쉽사리 끝나지를 않는 것이었다.
며느리는 기다리다 지쳐 그만 안방 앞에서 잠이 들어 버렸다.
날이 훤하게 밝아 오자 사랑을 끝내고 나오던 시아버지는 잠들어 있는 며느리를 보자 흔들어 깨웠다.
“애야! 그만 일어나거라. 날이 밝았다. 그만 일어나 조반 차려 오거라.”
그러자 깜짝 놀라 일어난 며느리 모기만한 목소리로
“아..버..님! 조반을 못 지었어요~ 죄송합니다. 아..버..님!”
그러자 며느리 속을 알지 못하는 시아버지 며느리에게 온갖 호통을 다 치셨다.
며느리는 억울했다.
뭐라 말할 수도 없고 무슨 변명거리라도 생각해 내야 되겠는데,
좀처럼 뭐라고 딱부러지게 변명할 말이 떠오르질 않는 것이다.
그때 마당 한가운데서 암개와 숫개가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을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동시에 보았다.
그러자 며느리는
‘옳지, 때는 이때다.’
하며 자기 무릎팍을 탁 치면서 하는 말…
“아~따~~ 너도 한양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