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늙어보지 못하고 세상을 일찍 떠난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내가 늙었다는것은 
오래 살았다는 것이고 사랑과 기쁨과 슬픔의 파란만장한 난관을 모두 이기고 살아 왔다는 것이다. 

늙음은 사랑과 정을 나누며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다.

시간은 삶의 기회이며 진정한 축복이다.
시간은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많이 행복할수 있는 것이고 많이 즐겁게 살 수가 있고 많이 살았다는 것이다.

시간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무슨 일을 선택하여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은 진정한 축복이다.

고운 마음으로 바르게 열심히 살아 온 모든 노인들에게 
늙음은 더할 수없는 
기쁨과 감사와 행복이며 축복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젊을 때처럼 살고 싶어 하면 오늘이 불행해진다.
젊을 때처럼 몸이 빠르지도 않고 변화에 적응도 잘 안되고 체력도 예전같지 않은데 예전처럼 살고 싶다며 옛날에 잘 나갔을 때를 생각하면 현재의 삶이 
우울해진다.

나이 들어가는 게 괴로운 걸까? 
아니다. 
나이가 좀 들어야 인생의 맛을 알지 않는가?
 
젊었을 때는 미숙했지만 나이 들면 경험이 많아져 원숙한 맛이 있다.

술도 익어야 제 맛이 나고 된장도 숙성해야 맛이 나고 밥도 뜸이 들어야 
밥맛이 있듯이……
인생도 늙어야 제 멋이 난다.

평생을 같이 살 수는 없지만 사는 동안 만이라도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면서 
함께 살아가도록 합시다.

<법정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