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의 한 구석에 머리가 희끗한 ‘노 신사’ 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그 ‘신사’는 어릴 적 친구와 나이 육십이 되면 이 운동장에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을 했는데 오늘이 바로 그 날이어서 친구를 만나러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잠시 후에 청년 한 명이 급하게 운동장으로 들어와 ‘노 신사’께 물었습니다.

“혹시 어르신은 어릴 적 친구를 만나러 오셨나요?”

“예, 그런데 당신은?”

“아버님이 이 년 전에 지병으로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어릴 적 부모 없이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친구와 약속했다면서 날짜를 가르쳐 주시면서 오늘이 되면 ‘대신 나가서 만나 달라’고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노 신사’는 친구의 죽음을 매우 슬퍼했습니다. 하지만 약속을 지켜 준 친구의 마음이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노 신사’는 동대문 시장에서 의류 제조 판매업으로 성공한 재벌 회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의 슬하에는 자녀가 없었습니다.

그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사업 후계자를 찾고 있던 중이었는데 친구의 아들을 만나자 대를 이어 약속을 지킨 그 청년에게 믿음이 가서 , 자신의 기업을 안심하고 맡길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오랜 고민끝에 결국 친구의 아들에게 기업을 맡기게 되었습니다. 약속이란 이토록 삶에서 중요한 것입니다.

이 사연을 통해 우리는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릴 적에 맺었던 약속을 나이가 육십이 되도록 기억한 것도 놀랍지만 그것을 지켜낸 “참된 우정”은 더욱 놀랍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아들을 통해 지켜낸 것은 보통 사람은 실천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것이 후계자가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쉽게 자주 약속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약속을 우습게 알고 잘 지키지 않습니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불신을 초래하게 됩니다. 차라리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때도 있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함부로 하면 “신뢰”에 금이 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 번 맺은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목숨 바쳐 지키는 것이 약속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인정받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약속을 잘 지키면 “축복을 받는 인생”과 “행복한 인생”이 될 수 있지만 그 반대가 되면 형편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인생 흘러가는 것

저 시냇물처럼
흘러 가는 것
나도 저 물처럼
흘러가리
흐르다가 바위에
부딪히면 비켜서
흐르고
조약돌 만나면
밀려도 가고
언덕을 만나면
쉬었다 가리

마른 땅 만나면 적셔주고 가고
목마른 자 만나면
먹여주고 가리
갈 길이 급하다고
서둘지 않으리
놀기가 좋다고
머물지도 않으리

흐르는 저 물처럼 앞섰다고
교만하지 않고
처졋다고 절망하지
않으리

저 건너 나무들이 유혹하더라도
나에게 주어진 길 따라서
노래 부르며 내 길을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