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박(大舶) 이야기
노랭이 영감이라고 소문난 부자집에 새 며느리가 들어왔다.
지독한 구두쇠 노릇을 하여 재산을 불리며 자수성가해 온 노랭이 시아버지가 새 며느리를 곡간으로 불렀다.
시아버지는 곡간에 있는 보물들을 새 며느리에게 보여주며 자기가 평생 아껴서 모은 재산이라고 자랑하였다.
곡간 한 쪽에는 여러 개의 큰 독에 각종 곡식들이 가득했다.
시아버지는 새 며느리에게
자기가 재산을 늘리어 온 비법을 은밀하게 가르쳐 주었다.
그 비법은 곡간에는 두 개의 됫박이 있었는데 남에게 곡식을 내 줄 때와 받을 때에 크기가 다른 됫박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곡식을 내줄 때는 작은 됫박으로 세어서 주고, 받을 때는 큰 됫박으로 받으라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새 며느리는
시아버지에게 잘알겠습니다 하고 대답을 했다.
그러나 영특한 새 며느리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장리로 쌀을 내주고 받을 때 그와 반대로 바가지를 사용했다.
즉 큰 바가지로 내주고, 작은 바가지로 받았다.
즉 박리다매를 하여 어려운 사람들의 사정을 살펴준 것이었다.
그러자 유리알처럼 투명한 가난한 사람들의 살림은
이를 금방 알아차리고 새 며느리의 후(厚)한 손덕이 입 소문으로 전해져서 곡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멀리서도 오는 바람에
곡간의 묵은 곡식까지 다 나가버렸다.
이 사실은 시아버지만 모를 뿐 거래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 알려진 일이었으므로 사람들은 며느리가 큰 바가지를 들고 나오는 것을 보고 대박이 나왔다.
오늘은 대박으로 받았다. 라고 공공연(公公然)하게
회자(膾炙)하게 되었다.
가을이 되자, 곡간에는
햇곡식이 들어와 전(前)보다 더 많은 독을 채우게 되었다.
속 사정을 모르는 시아버지는 곡간 가득한 햇 곡식을 보며 새 며느리에게 복이 따른다고 좋아하였다.
그리고는 새 며느리에게
곡간의 열쇠를 아주 맡겨 버렸다.
몇 년 안 되어 새 며느리는
시아버지가 평생 모은
재산보다 더 많은 재산을
늘리게 되었다.
세월이 지나자, 노랭이 영감댁이라는 별호 대신(別號 代身) 큰 말댁(斗宅)이라는 새 별호(別號)로 바뀌어 버렸다.
집 주인이 된 며느리는 재산도 모았지만 어려운 이웃들에게 덕(德)도 많이 베풀어서 한 평생(限平生)
존경(尊敬)받는 삶을 살았다.
그 후 큰 바가지로 빌려쓰고, 작은 바가지로 갚는다는 말이 운 좋게 횡재(橫財)를 했다는 말로 통(通)하게 되었다.
즉 말(斗)로 받고, 되(升)로 갚는다는 의미(意味)이니
빌려쓰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수지(收支)가 맞는 장사라 할 것이다.
평(評) : 대박(大舶)났다는 말은 큰 바가지를 가지고 나왔다는 뜻이니 재수(財數)가 좋다는 말이다.
🌾 곡간(穀間)은 말그대로 곡식(穀食)만 넣어 두는 창고(倉庫)입니다.
🎋 곳간(庫間)은 곡식(穀食) 뿐만 아니라 모든 재산을 넣어서 보관하는
창고를 말합니다.
🌺 오늘의 명언(名言)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안쪽에만 달려 있다. (게오르크 헤겔)